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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 폐 질환자는 한국에 33만 명, 전 세계에 3억 8000만 명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한 재활 치료가 필수다.

■대학교수에서 창업자로

“기존에도 연구는 많이 하고 있었지만 논문이나 지식재산권 정도로 끝나서 늘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죽어있는 지식이죠. 연구 결과를 상용화하면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마침 학교에서도 교원 창업을 장려하고 있어서 창업까지 이어졌습니다.”

막상 시작한 창업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았다. 최 대표 스스로가 “의대 교수의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학생의 마음으로 임했다”고 할 정도로 혹독한 검증을 받았다. 부산의 웬만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다 참가했고, 각종 창업 경진 대회에도 참가해 깐깐한 심사를 받았다. 그 결과 중소벤처기업부가 매년 주최하는 전국 최대 창업 경진대회 ‘도전! K-스타트업’에서 2020년 우수상(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쉐어앤서비스는 우선 휴대용 하드웨어 호흡 재활 기기 ‘이지코프’ 개발에 성공했다. 폐 질환이 있는 환자는 스스로 가래를 뱉어내기 힘든데 말 그대로 쉽게 기침을 할 수 있게 도와 가래를 배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기존 제품은 부피가 커 병원에서 사용하거나 대여를 해도 집에서만 쓸 수 있었는데,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로 만들었다.

최 대표는 “‘이지코프’는 개발을 완료해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고, GMP(의료기기 제조 품질관리기준 적합 인정) 심사가 완료되면 시장 판매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호흡기 재활과 디지털 치료 접목

하드웨어 기기를 개발하면서 최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에도 도전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호흡 질환, 심장 질환과 접목하면, 좀 더 편리하게 환자에게 재활을 제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쉐어앤서비스는 디지털 치료기기와 호흡기 재활을 접목하기로 했다. ‘이지브리드’라고 이름 붙인 제품은 디지털 치료기기와 하드웨어가 접목한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중소기업벤처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 2년 동안 5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연구 끝에 개발한 ‘이지브리드’는 비수도권 헬스케어 스타트업 최초로 확증 임상시험에 들어가 화제를 모았다. 현재 호흡 재활치료는 대학병원급에서만 받을 수 있는데, ‘이지브리드’ 같은 제품이 상용화되면 장소에 상관없이 어디서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지브리드’의 원리는 이렇다. 환자에 맞춰 의사가 운동처방을 내리면 앱에 자동으로 지시가 전달되고, 의사는 병원 밖 환자의 운동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운동을 도와주는 웰니스 앱과는 개념이 다릅니다. 치료 효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 유산소 운동, 호흡법 훈련 등 실제 만성페쇄성 폐 질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운동과 호흡 재활 치료를 처방해주는 거죠. 꼭 대학병원을 찾지 않아도 의원급 병원에서도 처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경험에서 비롯된 재활의 중요성

최 대표는 대학교 2학년 때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다리가 마비된 경험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자고 일어 났는데 열감이 나면서 다리를 전혀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방학이었는데 대학병원에서 검사해도 원인은 나오지 않고 두 달가량 휠체어 신세를 졌죠. 건강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엄청난 상실을 맛봤습니다.”

다행히 서서히 기능이 돌아와 다시 걸을 수 있었지만,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 대표는 재활의학과 교수가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그는 더욱 병원 중심에서 환자 개인 중심으로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봤다.

“정부 역시 만성질환 치료에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크다 보니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해 건보 재정을 건전화하길 원합니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 치료기기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질 거고요. 현재 이지브리드로 비수도권 최초로 확증임상시험에 들어갔는데 내년 초 출시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쉐어앤서비스는 심장재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에도 나섰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헬스케어 분야 창업을 하다 보니 인재 채용부터 각종 규제 타파까지 어려움이 많지만 쉐어앤서비스는 뚜벅뚜벅 길을 가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 진입을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가 좀 더 완화됐으면 좋겠습니다. 만성 질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고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출처]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304091809425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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